절반만 말해진 거짓, 신용목
절반만 말해진 거짓, 신용목 lycan, 출처 Unsplash 이제 놀라지 않는다 새가 실수로 하늘의 푸른 살을 찢고 들어간다 해도 그것은 나무들의 짓이라고 오래전 내가 청춘의 주인인 슬픔에게 빌린 손으로 연못에 돌을 던졌던 것처럼 공원 새들을 모조리 내던지는 나무들, 서서 잠든 물의 무덤들 저녁의 시체들 가을이 새의 울음을 짜내 신의 예언을 죄다 붉게 칠했으므로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그날, 마지막으로 던졌던 반지의 금빛 테를 가진 달빛조차도 손목을 그은 청춘의 얼굴로 늙어가니 집으로 돌아가 최대한 따뜻한 밥을 하고 뭇국을 끓여 상을 차리고 마음을 지우고 나면, 남는 자신을 앉히고 눈에서부터 긴 눈물의 심을 빼내기라도 한다면 구겨진 옷가지처럼 풀썩 쓰러질 자신을 향해 밥그릇 속에서 달그락거리는 수저 소리로, 걸어가거나 형광등 빛을 펴 감싸주며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 온몸 뜨거운 물에 흠씬 적신 뒤 뿌옇게 김 서린 거울을 훔치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는 네 몸이 아프다 네가 내 몸